월간 도르라미를 호수별로 볼수 있습니다. 글보기제목[저녁이 있는 삶.기획1] 왜 우리는 우리의 저녁을 잃어버리게 되었나 (12년 10월)2012-10-20 19:44작성자iccenter첨부파일크기변환_저녁이있는삶기획1.jpg (58.9KB) ; 선전국장 채식가 며칠 전에 새로이 취업한 친구를 만났다. 안부차 “회사는 좀 어떠냐? 물으니, 친구는 그나마 야근이 없는 회사라며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출퇴근시간이 2시간이 넘고, 야간엔 영어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쉴 시간이 없다며 힘들어했다. “피곤할 텐데 영어학원을 꼭 다녀야 하냐?고 물으니 회사 특성상 거래처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학원에 다녀야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최소한 영어는 좀 해줘야 나중에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도 편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회사에서 하루 8시간 근무하는데도 불구하고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많이 힘들어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 OECD국가 중 노동시간 1위라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통계에서 잡히지 않는 시간 역시도 상당히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노동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역시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긴 마찬가지다.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대학입시경쟁은 심지어 초등학생에게까지 저녁을 잃어버리도록 만들고 있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대학입시에 유리한 중, 고등학교를 가기위해 학원에서 학습노동에 시달린다. 결국 이런 학습노동은 국제중, 특목고 등을 거쳐 결국 명문대학 또는 의대 이름을 얻는 것으로 귀결된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점점 줄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학벌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위해 부모는 모든 것을 투자한다. 부모의 월급 30%가 사교육에 들어가고. 사교육비 시장이 20조가 넘었다는 사실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우리 아이만 학원에 안다닌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하소연 하는 어머니의 말에서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는 우리사회가 그만큼 각박한 경쟁시스템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대학생도 마찬가지다. 대학생은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다. 수업은 기본이고 스펙을 위해서 토익학원을 다녀야 하고 자격증학원을 다녀야 하며,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하여 저녁과 주말에는 알바까지 뛰어야 한다. 대학생들이 주로 쓰는 “잉여스럽다”는 표현에는 지금 우리에겐 휴식조차 사치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시대는 대학생들에게 휴식하는 것조차, 자신의 취미를 챙기는 것조차 사치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처럼 비정규직 확산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우리의 저녁은 더욱더 사라지고 있다. 앞서처럼 회사에 들어가서도 자신의 스펙을 높이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러 다녀야만 한다. 이 영어공부는 취미가 아니라 생존이다. 한번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와 얘기를 하다, 도대체 왜 공무원에 지원했냐고 물으니 자신이 다른 취미활동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이 공무원 밖에 없는 거 같아 공무원에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너무 바쁘다. 개인적인 여유가 없다. <저녁이 없는 삶>은 우리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회사들은 초과근무가 일상화 되어있다. 통계에서도 드러나듯 한국은 연간 노동자 노동시간이 2100시간을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을 자랑한다. 우리는 흔히 주변에서 40대에 접어든 직장인 남성이 과로로 갖가지 병에 걸리는 것을 손쉽게 목격할 수 있다. 절대적인 노동의 양도 많지만 노동의 질 역시 낮다. 개인의 노동과정에서 주체적 역량을 발휘할 수 일이 거의 없다. 내가 일이 없어도 상급자가 야근을 하면 함께 야근을 하게 되는 조직 문화는 창의성이 사라지고 억압적인 기업문화를 잘 보여준다. 그나마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설립 비율은 10%정도 밖에 안 된다. 노동자의 절반이나 되는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설립비율은 1%정도 다. 비정규직의 확산과 노동조합의 부재는 조직 내의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고 구성원 간의 소통을 더욱 어려워지게 한다. 자영업자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들에게도 계속 저녁이 없어지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공무원 친구의 부모님은 “주말에 쉬는 네가 너무 부럽다”고 친구에게 말했다고 한다. 소득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비정규직이 확산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르바이트 인력을 안 쓴다는 것이다. 내수가 위축되면서 과거엔 고용했던 알바들을 모두 잘라버리고, 살아남기 위해 12시간씩 일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우리에게 저녁이 없어진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진 것에 첫째 원인이 있다. 소수로 정해져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한다. 그 속에서 “저녁이 있는 삶”은 사라져 버렸다. 그 외에도 노동자들이, 직장인들이 노동과정에서 소외되는 것 역시 큰 문제다. 2100시간씩 일하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연간 1600시간 일하는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하는데, 이는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노동과정에서 소외되었을 때 효율성 역시 떨어진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다. 또한 노동의 질 역시 개인이 노동과정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장 내의 의사결정에서 개개인의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태그 목록 댓글 [0] 댓글작성자(*)비밀번호(*)자동등록방지(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내용(*) 댓글 등록 더보기이전[저녁이 있는 삶.기획2] 저녁이 있는 삶은 어떤 것일까? (12년 10월)iccenter2012-10-20-[저녁이 있는 삶.기획1] 왜 우리는 우리의 저녁을 잃어버리게 되었나 (12년 10월)iccenter2012-10-20다음센터에서 무슨일이 있었을까 (12년10월)iccenter2012-10-20 Powered by MangBoard | 워드프레스 쇼핑몰 망보드 Share i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