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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기획-정의2] 정의롭게 사는것은 무엇일까 (12년 7월)2012-08-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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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크기변환_정의기획2.jpg (63.3KB)

 ; 교육국장 새벽별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주인공 최익현은 경제성장기 한국사회 ‘성공한’ 아버지 모습의 전형이다. 최익현이라는 인물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사회의 기득권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짐작 할 수 있다.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라는 이유는 자신의 비겁한 선택 앞에서 좋은 면죄부가 되어준다. <범죄와의 전쟁>의 감독은 최익현을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보통 아버지이지만 보수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 역시 아버지 세대의 룰과 법칙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인다고, 싫으면서도 닮아가는 이상한 역겨움이 있다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리 사회는 먹고사니즘이 최고의 가치가 된 것 같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도 용인이 되며,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승자독식의 룰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체념을 만들어낸다. 도리어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인식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취업이 안되는 젊은 층들의 보수화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가진 사람은 가졌다는 것만으로 권력을 갖게 된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 대접을 받는 사회가 아니라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대접을 받는다. ‘그 사람이 사는 곳이 그 사람을 말해줍니다’라는 광고가 아무런 문제 없이 방영되는 사회, 물신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가진자들의 내용이 곧 정의가 된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는 어느 사회에서나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배불리 먹이면 돼’라고 <웰컴투동막골>의 촌장 어르신도 말하지 않았나.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사회는 그 도가 지나쳐 버린 것 같을 때가 있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도 정의를 가르치지 않게 되었다. 정의는 그저 책에나 있는 것이고, 현실에서 아이들은 시험만 잘 보면 되는 것이다. 거리의 노숙인을 보고 아이와 함께 지나가던 엄마가 “너 공부 열심히 안하면 커서 저렇게 된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봐도 알 수 있다. 돈이 곧 정의이고, 힘이 곧 정의이며, 성공이 곧 정의인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 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평생을 남에게 거짓말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해고 통보지만, 평생을 노동자들을 착취하며 호의호식해온 재벌들은 국가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이렇기에 한국사회에서 정의를 찾아보기가 참 힘들다. 부정의를 통해 형성된 한국의 기득권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모로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잘 살면 그만인 것이다. 결국 사회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잘 사는 질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편법을 저지르더라도 내 이익을 챙기면 되는 무질서한 사회가 된다. 그런 경험이 한 번 두 번 쌓이다보면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고, 그냥 사회의 질서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잘 사는 삶의 방식을 고민하며 나온 웰빙(WELL-BEING)이 한국으로 건너와서는 어떻게 왜곡 되었는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국에서의 웰빙은 비싼 유기농 음식을 먹고, 공기 좋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소비되고 있다. 함께 잘살기 보다는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사회는 정의가 실종되었다는 반증이다. 정의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한 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도리를 지키는 것이 정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고픈 사람을 보면 내 밥을 덜어 주고 싶고, 아픈 사람을 보면 같이 울어주는 마음이 정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이런 마음을 갖기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경쟁의 사다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딛고 올라서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정의가 바로 서지 않은 사회에서 나와 내 가족만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 잘 살 때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릴 적 동화책에서 배웠다. 착하고 바르게 살면 복을 받고 남을 괴롭히면 벌을 받는 다는 평범한 진리가 동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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