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도르라미를 호수별로 볼수 있습니다. 글보기제목[영화평] 후회하지 않아 (12년 7월)2012-08-15 17:35작성자iccenter첨부파일크기변환_영화평.jpg (67.9KB) ; 회원 황인갑 영화평을 쓰기 위해 애써 영화를 골랐다. 고민 끝에 감상한 것은 김현석 감독의 <광식이동생광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혀 다른 형제의 노력과 애절함이 흐르는 영화다. 답답한 광식이한테도, 쿨한 줄 아는 광태에게도 나는 사실 해줄 말이 많다. 그 이야기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싶었으나...내가 이성을 논하기에 떳떳하지 못한 것이 걸렸다.(뭐 알긴 알아? 라는 뒷담화의 공포) 그리하여 다시 선택한 영화가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 동성애 영화다. 더 위험하다. 이성애자가 동성애를 이야기함은 자칫 무례와 폭력을 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걱정 속에 감상했지만 영화에 실망했다. 단지 뻔한 드라마에서 이성애를 동성애로 치환할 뿐, 심지어 ‘나는 동성애자다’라고 최면을 걸면서 보아도 그들만의 힘듦과 아픔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간략히 개요를 설명하자면,공장일과 대리운전을 하는 가난한 수민과 수민네 회사의 부사장 아들 재민. 둘 다 게이다. 공장에서 해고된 수민은 재민의 호의를 뿌리치고 결국 게이 호스트바에서 일한다. 이에 재민은 뻔질나게 게이 바를 찾아와 수민만 찾고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재민은 부모의 강압에 의해 여성과 결혼을 앞두게 되고, 사랑과 배신 속에서 갈등하는 수민. 이게 대략의 영화 스토리다. 동성애자인 감독이 만들었으니, 솔직한 무언가가 있으려니 기대했던 나. 난 무슨 특이함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영화는 사랑의 우여곡절을 이야기할 뿐, 동성애자로서 당하는 차별, 폭력을 비추진 않는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이 아까워 여러 가지 쌍욕을 뱉고 ‘딴 거랑 뭐가 달라!’란 외마디로 마무리하는 순간, 영화의 포인트를 찾았다. 다름의 어색함, 불쾌함이 평범함과 일상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인권의 역사다. 사실 대부분의 차별은 평소 세상의 인식이 버팀목이 되어 유지되지만, 결국엔 차별의 근거 없음이 발각되고, 차별의 의도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해소된다. 대표적으로 인종, 여성, 장애인의 인권운동사가 그러하다. 신의 뜻, 선천적인 차이 따위의 선동은 과학이 해결하지만, 차별에 대한 사회적 의도를 파괴함은 정치적 문제(세력 간 투쟁)이기에 만만치가 않다. 인종문제는 기본적으로 열강의 식민지화, 노예제와 싸우면서, 여성문제는 가부장제 문화와, 장애인문제는 사람을 효율-비효율 대상으로 구분하는 사회와의 투쟁이 차별철폐 흐름의 발판이 되었다. 그렇다면 동성애자의 인권은, 무엇에 대한 인식이고 투쟁인가. 한동안 동성애는 정신병 취급을 받아왔지만 세계보건기구는 1990년 정신병 목록에서 동성/양성애 항목을 삭제했다. 심리학적 검사결과 이성애자들과 다를 바가 없고, 온갖 치료시도(이성애자 만들기)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도 불구, 최근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은 동성애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의해 청소년유해공연물로 규정되었다.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익숙지 않은 감정이, 종교적 거부감에 불과한 감정이 국가기관이 정하는 룰에 반영되어 버렸다. 이러한 비이성적 모습이 일어나는 반면, 지난달 2일, 서울 한복판 청계천에서,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게이 퍼레이드’가 열렸다. 성소수자들의 용기와 더불어 우리사회의 시선이-동성애와 관련해서 만큼은-좀 더 합리성을 가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런 축제 등의 노출이 많아져 익숙해진다면, 동성애자에 대한, 다름에 대한 시선이 더 합리적으로 바뀔 것이다. 성소수자들에게 가부장적이고 보수기독교의 힘이 큰 한국사회의 특수함은 큰 싸움상대이지만, 본디 근거 없는 동성애혐오는 결국엔 조롱당할 것이다. 다시 특이할 것 없는 영화이야기로 돌아간다면, 좋은 영화다. 스토리는 진부한 것 같지만, 장면마다 사랑의 아픔과 환희가 절절히 느껴지는 영화다. 모든 사랑은 다 마찬가지인 듯, 수민과 재민의 사랑도 슬프고 아름답다. 외로운 가을이 오기 전에 미리 눈물 흘려 놓기 좋은 영화다. 강추!태그 목록 댓글 [0] 댓글작성자(*)비밀번호(*)자동등록방지(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내용(*) 댓글 등록 더보기이전[시사이슈] 대선주자들 슬로건을 보며 (12년 7월)iccenter2012-08-15-[영화평] 후회하지 않아 (12년 7월)iccenter2012-08-15다음[기획-정의3]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대하는 그 속내 (12년 7월)iccenter2012-08-15 Powered by MangBoard | 워드프레스 쇼핑몰 망보드 Share i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