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도르라미를 호수별로 볼수 있습니다. 글보기제목[시사이슈] 나주 아동 성폭력 사건을 보며.. (12년 8,9월 합본호)2012-09-30 16:26작성자iccenter첨부파일크기변환_시사이슈.jpg (50.4KB) ; 교육국장 새벽별 2년 전에 조연출로 참여했던 아동성폭력 관련 다큐멘터리를 최근에 다시 보게 되었다. 작업을 하면서 답답했던 마음과 내용의 무거움 때문에 극장에서의 80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어렵고 아프지만 씩씩하게 살아내려 여러 활동들을 이어가는 아동성폭력 피해자들과 어머니들을 보면서 조금은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나주에서 발생한 아동성폭력 사건을 접하면서는 역시 절망적이구나, 라는 생각에 머리가 띵해졌다. 아동성폭력은 대부분 면식범에 의해 이루어진다. 아동성폭력 가해자들 중 가족, 친척, 이웃 등 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나주에서 발생한 사건 역시 이웃에 살던 청년이 가해자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렇게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드는 사건이 아니라도 이러한 사건은 매일매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척들이 가해자인 경우에 법적 절차를 밟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쉬쉬하고 넘어가거나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는 사건들을 통해 제도가 개선되거나 대중들에게 각인효과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로 문제 자체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영화 <도가니>를 통해서도 증명되지 않았나. 결국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며 특정한 사건에 대해 혹은 괴물같은 가해자를 죽일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물론 가해자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의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돌아보고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나주 아동성폭력 사건을 통해 이야기 되어지는 내용들만 보더라도 우리사회가 아동성폭력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대책논의에 겉돌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아동성폭력의 증가는 지난 정권의 탓이라고 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에서는 강력범죄를 막기 위해 불심검문을 되살리겠다 한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가해자의 얼굴을 공개하고(조선일보는 다른 사람 사진을 실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범행현장에 CCTV가 한 대도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두순 사건 발생 이후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아동을 성적 욕망 해소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 친딸을 강간하는 아버지 등은 미친 인간들임에 틀림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혹은 대중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해자=괴물이라는 공식은 내안에 있는, 우리 안에 있는 폭력성에 대해서 돌아보는 것을 차단한다. 가부장제가 만연한 사회, 성이 상품화 된 사회에서 가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불행한 사회에서 나 혼자 행복할 수 없듯 성을 사고 팔 수 있고, 돈과 권력이 관계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만 무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사회환경이 거름이 되어 조두순이나 고종석 같은 괴물들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아동성폭력과 관련한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피해자인 아동들을 만나는 것도, 자녀의 상처를 걱정하고 아파하는 어머니들을 만나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애들도 다 하는데 자기는 재수없어서 걸린 것이라고 믿고 있는 청소년 가해자들, 남자는 그런일 한 번 쯤 겪을 수 있다고 격려했다는 가해자 부모들, 여의도에 있는 여자 아이들은 걸레라서 콘돔 같은 거 쓰지 않아도 된다고 내뱉는 말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가해자들이 무심코 내뱉는 그런 말들을 듣고 있는 것이 가장 힘들고 무서웠다. 그리고 절망적이었다. 차라리 내가 만난 가해자들이 미친괴물처럼 보였다면 그렇게 답답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너무나 평범했고, 내 주변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아동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CCTV를 설치하는 것도, 가해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평범함 속에 내재된 폭력을 똑바로 보고 나를 돌아보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어야 하지 않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청소년 가해자 교육을 촬영하며 보았던 강사와 가해자의 대화를 옮기며 마무리 하려고 한다. 교사 : “아까 봤던 영상에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한테 키스하려고 하니까 여자친구가 어떻게 했어요?” 가해자 : “고개를 돌렸어요.” 교사 : “ 남자친구가 의사를 물어봤어요, 안물어 봤어요?” 가해자 : “안물어봤어요. 근데 말이 안되요. 그럼 선생님 남편은 선생님한테 뽀뽀할 때, 뽀뽀해도돼? 물어봐요?” 교사 : “ 그럼, 물어보지.” 가해자 : “에이, 말도 안돼. 손잡아도돼? 뽀뽀해도돼? 어떻게 물어봐요. 남자답지 못하게.” 태그 목록 댓글 [0] 댓글작성자(*)비밀번호(*)자동등록방지(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내용(*) 댓글 등록 더보기이전[사람사는 이야기]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 (12년 8,9월 합본호)iccenter2012-09-30-[시사이슈] 나주 아동 성폭력 사건을 보며.. (12년 8,9월 합본호)iccenter2012-09-30다음[서평] 안철수의 생각 (12년 8,9월 합본호)iccenter2012-09-30 Powered by MangBoard | 워드프레스 쇼핑몰 망보드 Share i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