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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는글] 보육원에서 만나는 아이들 (13년 3월)2013-04-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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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아동양육시설)에서 만나는 아이들 선전국장 채식가 1달에 1번, 교육센터 “십시일반”에서는 보육시설로 봉사활동을 간다. 이 곳 보육시설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동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다. 여기 아동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없거나, 혹은 여러 이유로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는 상황의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는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4명의 아이들을 1년째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겉으로는 티 없이 맑아보였지만, 계속 안아달라고 하며 애정을 갈구하던 아이들, 헤어질 시간이 되니 놀랄만큼이나 단호하게 돌아서던 아이들이었다. 보통아이들과는 달리 만남과 헤어짐에 너무나 익숙한 아이들이라 놀랐다. 또한 무엇이든 소유하려는 욕구가 너무 강해 깜짝 놀랐다. 보육시설은 모두의 공간이자 공동의 것이니 그리도 소유하고 싶어 하게 된 듯 보였다. 이 아동들은 유치원을 다니다가 올해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부모의 학벌과 경제력의 대물림이 점차 심해지는 오늘날, 이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주 어렵다. 대부분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거쳐 바로 취업을 하거나, 전문대나 지방대를 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들도 안타깝지만, 그보다 더 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얼마 전부터 실감하고 있다. 여기서 만나는 4명의 아이 중 한 아이는 자신의 감정억제가 안된다. 자신의 기분이 들뜨면 주변에서 아무리 혼을 내는 등 컨트롤을 하려해도 감정 에너지가 줄어들지 않는다. 끊임없이 활동하고 부적절한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과잉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기분이 들떠 있는 그 상황만큼은 어느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처음 이 아이의 이런 행동을 접했을 때는 그냥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계속 보면서, 이런 증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이 아이에게 무언가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동기에 이런 증상들이 적절히 제어되지 못하고 성인기가 되어서도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의 충동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사고들을 낼 수 있고. 이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 아이는 감정기복이 너무나 심하다. 웃으면서 잘 지내다가도 갑작스럽게 감정이 너무도 침울해져 주변사람들 모두 깜짝 놀라게 된다. 아이의 이런 심한 감정기복 역시 제대로 바로 잡아지지 않을 경우 조울증 같은 정신적 장애로 발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견되는 아동들은 약물치료부터 인지행동치료, 학습치료, 놀이치료, 사회성그룹치료 등 다양한 방법의 치료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치료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아이들에게 특히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런 아동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챙겨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보육시설은 얼마 안되는 선생님이 많은 아동들을 맡게 되고, 실질적으로 그 아이에게 온전히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하다. 아이들의 단체생활을 컨트롤하기도 바쁘다고 한다. (아이를 조금이라도 돌봐본 사람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알 것이다.) 부모가 온전히 여력을 갖고 아동의 문제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적절한 대처를 해주는 아동들과는 아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의 제도상으로는 이 아동들에게 제대로 된 케어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보육원에 있는 아동들 역시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아동들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이 아동들의 문제까지 우리 사회가 함께 신경 쓰고 챙겨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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